COU
카테고리
작성일
2022. 5. 20. 05:58
작성자
도림친

@@: 탐드의 드림주가 실수로 '보고싶다'라고 드림캐한테 보내버린 상황이 보고싶습니다.

가보자고(?)

신은 찾아와서 문자 보고 왔다고 대놓고 말하기.
타케짱은 찾아오긴 했지만 아닐거 아니까 별 기대 안하고 조용히 넘어가기.



신이치로:

밤 늦게 혼자 집에서 술 한잔 마신 채로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하던 쿠는 그냥 문득 신이치로가 생각이 나서 문자나 보내서 대화나 할까하고 휴대폰을 만지작 거렸어.
뭐하냐하고 물어보려다 멈추고, 자냐고 물어보려다 멈추고.
보낼까말까만을 반복하다가 사실 문자말고 직접 보고싶은데...하고 생각하고선 '보고싶다'를 적었지.

별생각 다 한다ㅋㅋ하면서 자기자신을 비웃고 글자를 지우려고 했는데 취기때문인지 시간때문인지 졸음이 쏟아지는 거야. 그래서 그냥 휴대폰을 옆에 던져놓고 에라 모르겠다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렸어, 문자가 전송된 것도 모르는 채로.



시간이 지나, 창문에 타닥타닥하고 조약돌이 부딪혀오는 들려오는 소리에 쿠는 잠이 깼어. 눈을 비비며 창문쪽으로 걸어가서 내려다보니 바이크에 기댄 채 손 흔들고 있는 신이치로가 있는거야.

"???"

이게 무슨 상황인지 술도 깨고, 잠도 깨고.
이 시간에 이 장소에 있을 리가 없는 사람이 딱 제 눈앞에 있으니까 쿠는 어리둥절하면서 창문을 열어서 신이치로를 불렀어.

"신?! 뭐해! 거기서?"

"쉬잇!"

냅다 큰 목소리로 쿠가 신이치로를 부르니까 신이치로는 제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댄 채로 조용하라는 제스처를 취했어, 시간이 너무 늦은 것 때문이겠지.
쿠는 아차싶어서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고 창문밖을 두리번거리다가, 겉옷을 대충 걸쳐만 입고 후다닥 1층으로 내려가 집 현관문을 벌컥 열었어.

"신, 왜 여기 왔어? 아니 그래 왜 온거야?"

"횡설수설 하기는, 네가 보고싶다며? 그래서 그냥 와본건데?"

문을 열자마자 자신에게 뛰쳐나와선 횡설수설해 하며 말하는 쿠에게 신이치로는 푸핫하고 웃어보이면서 말했어.

"안 추워? 쿠야?"

아직도 웃긴 듯이 쿡쿡거리면서도 대충 걸려져있던 쿠의 겉옷이 눈에 띄였는지, 고개를 숙이고는 바로 잡아입혀 주려고 했어.
쿠는 그런 신이치로의 손을 바라보다 신이치로의 손을 툭툭치고서 자기 스스로 겉옷을 다시 고쳐 입었지.

"됐네요, 따뜻하거든? 내가 너를 보고싶어 했다는 건 무슨 소리고. 소음 신경쓰는 사람이 바이크를 끌고 여기까지 와?"

"네가 문자보냈던데?"

"뭐?"

믿지못한다는 듯한 표정의 쿠를 위해 신이치로는 자기 휴대폰의 문자내역을 켜서 보여줬어, 이것봐~하면서.
쿠는 문자내용을 보자마자 깜짝 놀라서 얼굴이 새빨개졌어.

"악! 아니야... 졸려서 잘못 보낸거야."

"에...그게 돼?"

"돼! 이제 집에 가, 늦었잖아."

"? 시끄러운 바이크 끌고?"

"아니 네가 끌고왔...됐다...자고 간다고?"

쿠는 급한 마음에 대충 얼버무리며 부정하고서는 신이치로를 집에 보내려고 했는데 무겁고 시동을 걸면 시끄러울 바이크가 눈에 밞히는 거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신이치로한테 물었지, 자고 갈거냐고.

"응."

부끄럽고 민망해서 속타는 제 마음도 모른채 자고 갈거라며 싱글벙글 웃는 신이치로의 모습에 졌다는 듯 알았다고 하며 집으로 같이 들어갔어.
상황이 얼렁뚱당 이렇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얼굴 본 건 기분이 좋았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밤늦게까지 불이 켜져있는 'S&S MOTORS' 가게.
그 가게 안에는 신이치로가 있었어, 마침 가게 문을 닫으려 불을 끄는 듯했지.
가게 셔터를 내리려던 때에 주머니 속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어. 신이치로는 셔터를 마저 내리고 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꺼냈는데 문자가 하나 와있길래 봤더니 쿠에게서 온 문자인거야.

'보고싶어.'

"???"

신이치로는 어라?싶었지, 볼을 긁적이며 자기가 잘못 본건가... 눈을 깜빡깜빡하고 다시 한번 화면을 봤어.
쿠가 친구들한테 보고싶다고 장난치며 문자 보내는 건 알고 있었는데, 거두절미하고 그냥 대뜸 '보고싶다'만 적어 보낸건 처음이라고 생각했거든. 특히나 대화중이 아니었음에도.

가게 문을 닫던 중이었기도 하고 작은 콧방귀를 뀌며, 신이치로는 바이크를 꺼내 쿠의 집으로 가기로 했어.
걸어가도 괜찮긴 했지만 빨리 가고 싶었기 때문이야.

바이크 소리가 시끄럽긴 했지만 어찌저찌 쿠의 집으로 도착했어, 그런데 집의 불이 다 꺼져있는 거야.
사실 문자가 실수일 것이라는 건 이때 알았는 지 몰라.
조금은 서운한 채로 쿠를 어떻게 깨울까하다가 늘 하던 방법으로 근처 조약돌을 주워 2층 창문에 하나둘 던졌어.

타닥타닥

그렇게 조약돌을 던지고 바이크에 몸을 기대어 하나 둘 셋넷...하고 숫자를 세었어. 그러면 다섯을 셀 때 쿠가 비몽사몽한 얼굴로 창문에 드리우는 거야.
그 모습에 손을 흔들어 보이면 쿠가 깜짝놀라 창문을 열고 외쳐.

"신?! 뭐해! 거기서?"

"쉬잇!"

쿠의 목소리에 눈치가 보여 얼른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대면 쿠는 놀라서 두리번거리다 허둥지둥 내려오는 거지.
신이치로는 그런 쿠의 모습에 쿡쿡거리며 어서 내려오기를 기다렸어.

분명 보고싶다고 한 건 쿠였는데 왠지 자신이 더 기분이 좋아진 신이치로야.

타케오미:

쿠는 레스토랑에서 일하다가 어느 날 큰 실수를 해서 심하게 혼나버린거야.
그렇게 혼나고 쉬는 시간이 되어 휴게실에서 속상한 마음으로 휴대폰하고 있었는데 타케오미한테 갑자기 '뭐하냐'고 문자가 왔어.

그래서 타케오미랑 도란도란 문자대화를 하다가 아까 혼났던 일이 생각나 우울해져서 그 일을 이야기하며 속풀이를 했지.
속풀이를 하다가 타케오미랑 같이 놀았던 기억이 떠올라, 쿠는 문자에 '타케짱...보고싶다ㅠ'하고 생각을 따라 그대로 적어놨었어.

그 순간, 쉬는 시간이 끝나서 아차싶어서 급하게 나가다가 휴대폰을 잘못 잡았는데 써놓기만 했던 문자를 그대로 보내버린 거야.



시간이 지나, 쿠는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들어섰는데 저 멀리 익숙한 사람이 보였어.
누군가 했더니 벽에 기대어 담배에 라이터 불을 붙이며 서있는 아카시 타케오미였지.

이 녀석 언제부터 기다린 걸까, 타케오미의 발 근처에는 담배꽁초가 몇개 더 있었어.

"어 타케짱?"

"...일 끝났냐."

"타케짱이 여기서 뭐해? 어쩐 일이야?"

"너...참나, 그럼 그렇지...그냥 지나가다 들렸어. 집에 가는 거면 같이 가자고."

어리둥절해하는 쿠에게 어이가 없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쉰 타케오미는 목을 한번 쓰다듬고는 뒤 돌아서며 말하곤 걸었어.
쿠의 집 방향으로 걸어가던 타케오미는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나지않자, 뒤를 슬적 돌아보며 물었지.

"뭐해, 안가?"

"어?? 어어 같이 가!"

쿠는 제 친구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여러생각을 하면서 멍때리다가 집에 안갈꺼냐며 재촉하는 타케오미에 놀라 뛰어갔어.
무슨일인지 모르겠지만 일끝나자마자 본 친구의 얼굴은 반갑고 기분이 좋아진 쿠였어.

"타케짱! 오늘 우리 집에서 놀다가려고? 놀다가는 거지?"

"...그러던가."



시간을 거슬러서 쿠가 보고싶다는 문자를 보냈을 때, 집에서 누워있는 채 쿠랑 대화를 하던 타케오미는 갑작스레 받은 문자에 당황하고 있었어.

"이 녀석이 이런 문자를 보낼리가 없는데..."

받은 문자에 놀라 벌떡 일어나 자세를 고쳐 앉아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생각에 잠겼어. 암만 자신이 친구라도 쿠가 '보고싶다'? 이렇게 직설적으로는 문자를 보내진 않았거든.
비슷한 의미라곤 해도 '야 나 일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와주라', '놀러올래?', '일끝나고 놀자ㅠ'...뭐 그런식이었으니까.

그래서 타케오미는 그냥 다시 물어봤어, 잘못 보냈네하는 생각으로.

'? 뭐냐.'

하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애가 답이 없는 거야.
그런 답없는 휴대폰만을 노려보기에는 좀 그래서 대충 외투 주섬주섬 챙겨서 설렁설렁 나갔어.
'보고싶다.' 쿠가 진담으로 보냈을 리는 없지만 그래도 자기를 찾는다는 느낌에 기분은 좋았는 걸.

쿠가 일하는 레스토랑에 도착했지만 시계를 보니, 일이 끝나기에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어.
기다리면서 할거라곤 바지 주머니에 있는 담배밖엔 없었지. 사람도 잘 안 지나다니는 길목이고, 쿠는 집에 가려면 이 길목으로 지나가니 타케오미는 이곳에 서서 쿠를 기다리기로 했어.

하나 둘, 담배 꽁초를 바닥에 버릴때마다 시간은 훌쩍 지나갔고 다음 담배에 불을 붙이는 순간에 저 멀리 길목 입구에서 익숙한 사람이 보였어.

"타케짱?"

"...일 끝났냐."

어리둥절해 하는 쿠에게 말을 거니 역시는 역시인듯 자기가 문자를 보낸줄도 모르는 것 같은거야. 그럼 그렇지하곤 집에나 가자하고, 봤음 됐지 뭐...하고서 쿠에게 어서 가자하곤 쿠의 집으로 걸어갔어.

근데 애는 또 조용한 거야, 쫓아 오지도 않나봐.
뒤를 슬적 돌아보니 제 얼굴을 뚫기라도 하듯 계속 쳐다만 보고있었지.
민망해져서 쿠에게 안오냐고 재촉하니 그제서야 허겁지겁 달려왔어.
그러면서 자기 집에서 놀거인지 계속 물어보는 것에 기분 좋아져서 그러자고 했지.

사실 상대가 보고싶었던 사람은 타케오미, 자기자신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
쿠의 얼굴을 보자마자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니 말야.